백두산·개성 관광 시행 가능성 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6일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과 함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면서 어떤 얘기가 오갔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아산측은 북측에서 전해 온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2시30분까지 3시간30분동안 단독면담과 오찬을 겸해서 면담이 진행됐으며 현대의 남북경협사업 전반에 관해 폭넓은 논의를 했고 큰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현대측은 구체적인 합의 사항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주로 현대아산이 진행하고 있는 북한 관광사업의 확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은 만물상, 해금강 등으로 한정돼 있는 금강산관광의 범위를 장안사 등 내금강까지 확대할 것을 북측에 제의해 왔지만 북측에서는 군사적인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해왔다.

백두산관광은 지난 2000년 현대아산이 북측과 체결한 ‘7대 사업’에 거론돼 있으며 최근 정부가 김 위원장에게 제안한 ‘7대 신동력사업’에도 포함돼 있다.

특히 백두산관광은 지난 2월 북측이 우리측에 사업자 선정을 요청해 온 데 이어 우리측이 4월 말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사업계획서를 북측에 내는 등 그동안 비교적 활발한 논의가 있어 와 이번 면담을 계기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남북연계 관광사업에 관심이 많은 정부의 ‘특사’ 자격으로 김 위원장을 만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남북간 풀어야 할 현안이 많아 장관급 회담에서 관광분야에 대한 의제를 올리지 못했다”면서 “9월 열릴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연계 관광 프로그램은 남측의 경주, 설악산 등과 북측의 금강산, 개성, 칠 보산, 백두산 등을 하나의 관광 프로그램으로 묶는 것이다.

정 장관은 간담회에서 “현 회장이 방북해 내금강 장안사 코스와 백두산 관광프로그램 개발을 북측에 제안하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아울러 이번 면담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현대아산의 각종 대북사업들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우선 개성관광의 시행 가능성이 높다.

현대아산측은 개성관광을 당장이라도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북측에서 공단 가동이 본격화된 뒤 실시하자며 유보적인 자세여서 성사되지 못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번에 개성관광에 대한 얘기도 오고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아산이 북측에 미화 5억달러를 주고 체결한 ‘7대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대 사업은 ▲남북철도연결 ▲유무선 통신 및 인터넷사업 ▲북측 발전시설 건설 등 전력 공급사업 ▲통천 비행장 건설 ▲금강산 저수지의 물 이용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 관광명승지 종합개발 ▲임진강댐 건설 등이다.

현대 관계자는 “7대사업중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면서 “정부가 최근 북측에 제안한 7대 신동력사업도 우리의 7대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이번 면담을 계기로 본격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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