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태권도 선수끼리 맞붙은 첫 공식 경기는 북한 선수의 승리로 끝났다.

호주 퀸즐랜드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최 제14차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단수별 개인틀(품새) 종목 예선에서 남한의 오현수(26) 선수가 북한의 부성민(20) 선수를 맞아 선전했지만 3대1 판정으로 패했다고 김훈(36) 경북과학대 태권도부 감독이 13일 연합뉴스에 전해왔다.

3대1 판정은 4명의 심판 가운데 1명이 남한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는 의미다.

비록 맞서기(겨루기) 종목은 아니지만 남북 태권도 선수가 공식대회에서 맞닥뜨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ITF는 겨루기 종목 위주인 남한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달리 공식 대회에서 맞서기(겨루기) 개인전(5체급)과 단체전, 격파, 틀(품새) 등 다양한 종목을 도입하고 있다.

예선에서 오현수를 물리친 북한의 부성민은 파죽의 기세로 결승전에 올라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북한의 태권도 기대주인 부성민은 2001년 7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제12차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16세의 나이로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이 종목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김훈 감독은 “오현수 선수가 1년이라는 짧은 훈련 기간에도 금메달을 딴 북한의 간판급 선수와 대결, 심판 1명의 우세 판정을 이끌어낸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9일부터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는 주최측 초청 형식으로 남한에서는 처음으로 경북과학대 선수들이 주축이 된 선수단 12명을 비롯한 전세계 80여 개국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오는 14일 폐막한다.

ITF는 현재 장웅 북한 IOC 위원이 총재를 맡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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