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경제협력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이하 경협위) 제10차 회의가 중단 13개월여만에 9일부터 나흘간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다.

김홍재 통일부 홍보관리관은 7일 브리핑을 통해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우리측 대표단 6명과 최영건 북한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을 위원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 5명이 9∼12일 서울에서 경협위 10차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경협위 대변인을 맡을 박흥렬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는 이날 "13개월여만에 재개되는 회의인 관계로 그동안 해 온 합의사항에 대한 점검.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지난 달 21∼24일 서울에서 열린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합의사항인 수산협력실무협의회 구성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시험운행 문제와 9개 경협합의서 발효 등 안정적인 경협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간 합의됐지만 아직 발효되지 않고 있는 9개 경협합의서는 ▲남북사이 차량의 도로운행에 관한 기본합의서 ▲개성공업지구 통신.통관.검역에 관한 합의서 등 3종 ▲남북상사 중재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남북 사이의 열차운행에 관한 기본합의서 ▲남북해운합의서 ▲남북해운합의서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합의서다.

박 대변인은 "9개 경협합의서 발효를 위한 우리측 내부 과정은 완료됐지만 북측의 내부 절차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 불투명한 상태"라면서 "이에 대한 북측의 설명을 듣고 조속한 발효를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개 경협합의서는 각자 내부 절차를 마친 뒤 서류를 교환하는 것으로 발효된다.

그는 이어 쌀 지원 문제와 경협협의사무소 개설 문제,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진척문제 등도 논의될 것이라면서 "오랜 기간 회의가 중단됐기 때문에 논의할 사안이 상당히 많다"면서 "상황을 봐가면서 회의를 진척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북측이 지난 장관급회담 때 공식으로 요청한 쌀 차관 50만t지원 문제와 관련, "동포애와 인도주의 차원에서 예년 수준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그 외에 결정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쌀을 포함해 매년 40만∼50만t의 식량차관을 북에 지원해왔다.

남북은 이 밖에 지난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된 농업협력위원회 구성 문제와 북측 민간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에 따르는 이행 문제 등도 논의할 전망이다.

우리측 대표단은 박병원 차관을 위원장으로 박흥렬 상근회담대표, 전병성 건설교통부 수자원국장, 심호진 해양수산부 어업자원국장, 배국환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 오광세 국무총리실 심의관으로 구성됐다.

북측 대표단은 최 위원장을 비롯, 조현주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실장, 박정성 철도성 대외철도협조국장, 진 철 국가계획위원회 국장, 방강수 등 5명이다.

북측 대표단은 베이징을 경유해 9일 오후 2시 4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숙소이자 회담장인 그랜드 힐튼 호텔로 향한다.

남북 대표단은 첫 날인 9일 오후 7시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첫 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일 오전 10시 1차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회담 일정에 들어간다.

북측 대표단은 12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환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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