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사안들도 일부 돌출…“별다른 영향 없을 것”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실무책임자들이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 비공개 민.관 합동토론회에서 접촉할 예정이어서 이 접촉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의 전환점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이번 접촉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7월중 회담복귀 용의”를 표명했고, 이에 미국도 정확한 날짜를 잡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리 근 외무성 미국국장, 한성렬 주유엔 차석대사 등이, 미국에서는 국무부의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 등이 참석한다.

특히 ‘뉴욕채널’이 아니라 평양에서 직접 리 국장이 방미해, 미 국무부 당국자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북한의 정확한 의사가 미측에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측의 위성락 주미 정무공사를 포함해 다른 6자회담 참여국 정부 당국자들도 참석함으로써 북한의 조속한 회담복귀를 설득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토론회가 비록 비공식이기는 하지만, 작년 6월 제3차 6자회담 이후 1년만에 관련 6개국 정부 당국자 모두가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동영(鄭東泳)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이 ‘6.17 정동영-김정일 면담’에 대한 미 행정부 일각의 의구심을 누그러 뜨리고자 30일 워싱턴을 방문,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을 만난데 이어, 1일에는 대북 강경파의 핵심인 딕 체니 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정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과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만일 조지 W. 부시 대통령 예방이 성사된다면,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의 회담 복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한 켠에서는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는 사안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이 29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 3개 북한회사의 미국내 자산 동결령을 내리고, 미 합참 산하 국방대학교가 북한의 위기상황을 상정한 모의작전연습을 다음 달 18일 실시한다고 밝힌 것이 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액션’들이 미국이 대북 압박정책을 계속 쓰겠다는 의미라며 북미관계의 경색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하지만 WMD나 모의작전연습은 갑작스레 나온 것이 아닌 원론적인 수준이고 특히 북한만을 표적으로 삼은 게 아닌 만큼 현재의 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을 위한 물밑 노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미 정부도 북한 3개 회사의 자산동결 조치와 관련, “6자회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고 이 같은 입장을 회담 참가국들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30일 “미국은 9.11 이후 가장 중요한 안보위협으로 WMD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범세계적인 대처방안의 일환으로 자산동결령을 내린 것일 뿐아니라, 북한만을 겨냥한 것이 아닌 만큼 6자회담 재개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모의연습 역시 실제 병력을 움직이는 연습이 아닌 시뮬레이션이기 때문에 북한도 이를 그다지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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