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복싱 첫 여성심판인 신경하(36)씨가 남북 대결의 주심으로 링에 오른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신경하씨가 오는 28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의 한민주와 북한의 한연순의 세계여자권투협의회(WBCF) 라이트플라이급 랭킹전(8회)에 주심을 볼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복싱에어로빅을 배우다 2002년 수습심판으로 복싱계에 발을 디딘 신씨는 1년만인 2003년 3월 ‘C급 복싱심판’ 자격을 획득해 한국 프로복싱 여자심판 1호로 등재돼 주목을 받았던 인물.

더구나 그는 지난해 11월 28일 B급 심판 자격을 따내 국제 심판 자리마저 눈앞에 두고 있다.

신경하씨가 국외에서 경기 주심을 본 적은 이번이 두번째로 지난 3월 30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남북한 세계 3대 타이틀매치에서 북한의 최은순-기구치 나나코(일본)의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논타이틀전을 맡은 바 있다.

한국권투위원회는 신경하씨가 이번 남북 대결에서 무난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줄 경우 국제심판으로 조기 승격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하지만 신경하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신씨는 “평양에 왔지만 솔직히 아직 경기를 하지 않아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경기장이 1만2천여명이 들어가는 체육관이라고 하니 경기 당일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하지만 역사적인 남북 여자프로복싱 대결에 주심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영광이기 때문에 정말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에게도 좋은 기회이므로 이번에 내 능력을 모두 발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동덕여대 체육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교직을 찾고 있는 신씨는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여자프로복싱 타이틀매치에서 세계타이틀전을 맡는 게 꿈이다.

그는 “평양대회에서 세계타이틀전을 맡고 싶었는데 아직 국제심판이 아니라 맡을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9월에 서울에서 경기가 열린다는데 그 때는 반드시 타이틀전 주심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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