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방송은 25일 오전 리명호 시인의 ‘6ㆍ25 이날에’란 제목의 시를 낭독하면서 ‘총창을 틀어쥔 병사들 주먹마다 뼈가 우는 6월 25일’이라고 미국에 대한 사무치는 원한을 표출했다.

‘이 땅에 흐른 분노의 모든 날들을 합쳐 천만 배의 피 값을 받아낼 복수의 불을 다는 날’로 끝나는 이 시처럼 올해 6.25에도 북한은 노골적인 반미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다음은 북한 방송과 통신들이 전한 6ㆍ25 55주년을 맞는 북한의 표정.

▲김일성ㆍ김정일 찬양-평양방송은 25일 “김일성 주석은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미제를 타승하고 조국의 자주권과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고수하며 영웅 조선의 존엄과 영예를 온 세상에 떨쳤다”고 전했다.

방송은 “(김 주석은) 무장한 적은 무장으로 때려 부셔야 한다는 선군사상을 제시하고 참다운 인민의 무장력을 창건해 20대에 항일대전을 선포, 그 의지 그 담력으로 대번에 미제의 숨통을 거머쥐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김 주석이 불의의 공격을 받은 즉시 반공격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하면서 북침을 주장했고, 인민군대는 주체전법들을 전투마다 능숙하게 적응해 적들을 전율케 했다고 미화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승리의 역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높이 모시어 빛나게 이어지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위대한 선군의 기치 높이 들고 미제의 책동을 걸음마다 짓부수며 이 땅에 영원한 승리의 역사를 새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기관지 ’구국전선’도 24일 담화에서 “김 주석은 천리혜안의 비범한 영도로 미국의 내리막길의 시초를 열어놓았다”고 강조했다.

▲군인ㆍ주민들 반응-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황남 신천박물관에 매일 수 천 명의 인민군 장병과 각 계층 근로자, 청소년 학생들이 찾아와 침략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에 대한 피의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천군은 인민군 후퇴 시기 50일 동안 전체 군 주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만5천300여명의 주민이 무참히 살해된 곳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반미교양시설인 개성시 계급교양관은 많은 자료와 사진을 새로 전시했다. 전시된 자료는 1900-1924년 미국이 개성시에 세운 예배당과 학교 병원 등의 사진이며 전쟁 발발 전 고려시대 왕궁터였던 만월대에 미군이 포대를 설치하고 전쟁을 준비한 사실을 폭로하는 자료와 사진 등이다. 남대문과 연복사종 등 개성시의 국보급 역사유적 파괴 자료도 새로 전시했다.

▲미군철수 등 반미투쟁-북한 웹사이트 ‘구국전선’은 24일 반미대결전에 나설 것을 호소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는 “미군철수는 반미반전 투쟁의 기본 목표이며 시대의 절박한 요청”이라고 강조한 뒤 “전국민은 경향 각지에서 미군철수 투쟁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 미군 강점 60주년이 되는 올해를 미군철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하며 이 땅에서 100여 년 간 지속되고 있는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영국선군정치연구협회와 영국주체사상연구소조가 반제민족민주전선 평양지부에 지난 15일 보낸 편지에서 3년 전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신효순ㆍ심미선 양 사건을 거론, “살인자들은 심판받아야 하고 복수해야 한다”며 “미군의 남조선 점령은 당장 끝장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선군의 기치 밑에 민족의 자주권과 나라의 평화를 수호하자’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당의 선군사상으로 더욱 튼튼히 무장하고 선군정치를 높이 받들어나갈 것을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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