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5월 4∼7일 제14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되었던 남북 장관급 회담이 21일부터 나흘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재개된다.

이번 회담에는 남측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박병원 재경부 차관, 배종신 문화부 차관, 김천식 통일부 국장, 한기범 통일부 국장 등 5명이, 북측에서는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신병철 내각 참사,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장이 대표로 각각 참가한다.

남측 회담대표 겸 대변인인 김천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20일 “단절된 지 13개월 보름만에 재개되는 이번 회담의 기본 임무는 남북관계 정상화”라고 밝히고 “6.15 공동선언의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을 점검하고 현안을 협의하면서 경추위 등 하위 회담 일정을 잡아나가면 정상적인 (회담)운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정 장관께서 최근 특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 중요 사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이를 구체화해 실천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회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는 경제협력추진위원회ㆍ장성급 군사회담ㆍ수산회담ㆍ적십자회담ㆍ이산가족 화상상봉 등의 개최일정 확정과 함께, 서울-평양간 직항로 개설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문민정부 말기인 2002년 8차 장관급 회담이후 남북 당국간 회담 제1의제로 등장한 북핵 문제도 거론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북측 대표단이 핵문제에 관한 한 재량권이 없다는 점에서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구체적인 의제를 묻는 질문에 “남북 회담은 회담 테이블 자리에서 올라오는 의제를 협의해 나가는 회담인 관계로 미리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양해를 구한 뒤 “장관급 회담은 모든 현안을 협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6.15 공동선언 5주년, 장관급 회담 단절 13개월, 정 장관과 김 위원장간 만남 후 첫 회담이라는 점에서 회담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비난 자제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논쟁을 지양하고 실질적으로 과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먼저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은 고려민항 전세기편으로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21일 오후 3시1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 숙소 겸 회담장인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여장을 푼 뒤 나흘간의 회담 일정에 들어간다.

본회의는 22일 오전과 23일 온종일 열릴 예정이다.

북측 대표단은 21일 정 장관 주최 환영만찬과 23일 이해찬 총리 주최 환송만찬에 참석하며 22일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참관하고 24일 오전 10시 평양으로 귀환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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