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제안하고 이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흔쾌히 승낙함에 따라 기술적인 실현 방법 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당장 8월 15일부터 화상상봉이 이뤄지는데는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남북간에 전용회선을 구축한 뒤 특정 장소에 디지털 캠코더와 화상회의 시스템이 갖춰진 화상 상봉 면회소를 세우는 게 가장 현실적이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금강산에는 남쪽과 연결된 통신시설이 있고 8월까지 KT가 추진중인 개성공단 통신 설비가 원만히 구축되면 양 지역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화상상봉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지금 당장이라도 위성을 통해서도 화상상봉이 가능하지만 이는 안정성이나 비용측면에서 전용회선을 통한 화상상봉 시스템에 비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전용회선을 통한 화상상봉 시스템에 비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화상상봉을 할 수 없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이와 함께 e-메일을 이용한 상봉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e-메일 상봉의 경우 메일 서버를 구축한 뒤 특정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하고 이산가족에 한해 메일 계정을 부여, 소식을 주고받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그러나 국내와 달리 북한의 경우 인터넷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에북한에 거주하는 이산가족이 특정 장소에서 메일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화상 및 e-메일 상봉은 구현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실천하려는 남북 당국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앞서 지난 5월부터 이산가족의 영상편지 4천편을 제작중이며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향후 이산가족 종합영상정보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여건이 되면 북측에 영상편지를 전달하는 한편 앞으로 남북 화상상봉 시스 템을 구축,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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