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ㆍ15 민족통일대축전 마지막날인 17일 남측 정부대표단의 평양 출발을 앞두고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을 전격 면담, 주목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남측 인사 접견은 지난 2002년 5월 13일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한 박근혜 현 한나라당 대표를 면담한 후 3년만의 일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외빈 접견은 극히 제한적이며 주로 중국과 러시아 인사에 치중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2000년에 15차례 외빈을 만난 이후 2001년 11회, 2002년 28회, 2003년 8회, 2004년 15회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정 장관을 포함해 17일 현재 6회이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만난 외빈의 대부분은 중국과 러시아 인사들이다.

지난해 15차례 외빈 접견 가운데 중국이 6회, 러시아가 7회에 달한다.

중국 인사로는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리창춘(李長春)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며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미로노프 연방회의(상원)의장, 국립아카데미 내무성 협주단, 모이셰예프 국립아카데미 민속무용단 등이다.

중ㆍ러를 제외한 인사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2차 북ㆍ일 정상회담(5.22)과 시아누크 국왕 숙소 방문(7.31) 등 두 차례뿐이다.

올해도 정 장관을 제외하고 5회가 중국과 러시아 인사들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올해 중국인사로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항저우 가무단을 접견했으며 러시아측은 국립아카데미 베로즈카 무용단, 차이코프스키 명칭 모스크바 국립음악대학 음악단과 국립아카데미 합창단을 접견했으며 3월에는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보낸 ‘2차 세계대전 승리 60돌 기념메달’을 전달받고 안드레이 카를로프 대사와 담화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북한이 핵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 우호관계인 중국과 러시아와 친선증진 및 교류협력 확대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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