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임동원 전 청와대 외교안보특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난 남측 인사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점차 늘어나고 있다.

1994년 7월 20일 김일성 주석 조문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을 만난 것이 남측 인사와 첫 공식 대면이었다.

이듬해 7월 8일에는 고(故) 문익환 목사의 미망인 박용길 장로가 김 주석 1주기를 맞아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기념궁전 개관식에 참석했다.

대외적으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김 위원장이지만 현대가(家) 사람들과 만남에는 인색하지 않았다. 인연의 물꼬를 튼 사람은 물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었다.

1998년 10월 27일 소 500마리와 함께 방북한 정 명예회장은 귀환을 미뤄가며 기다린 끝에 30일 밤 백화원초대소에서 극적으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 만남으로 금강산관광 사업이 탄력을 받았으며 정 명예회장은 1999년 10월 1일 함경남도 함흥과 2000년 6월 29일 강원도 원산에서 김 위원장과 재회했다.

가장 극적이고 역사적인 만남은 단연 2000년 6월 13-15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의 말과 행동이 공중파를 타고 전세계에 전달돼 ’은둔의 지도자’의 이미지가 크게 바뀌었다.

이후 남측 인사들의 김 위원장 예방 회수가 더욱 잦아졌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2000년 6월 부친인 고(故) 정 명예회장과 함께 김 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같은 해 8월과 9월 평양과 금강산에서 잇달아 김 위원장과 남북경협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같은 해 언론사 사장단(8월.평양)과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9월.함경남도 동해안)도 김 위원장과 만났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가수 김연자씨는 2001년과 2002년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에 참석, 김 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이어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특보가 2002년 4월 4일 백화원초대소에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박근혜 의원이 같은 해 5월 13일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 자격으로 김 위원장과 회동했다.

이번 정 장관의 면담은 거의 3년만의 남측 인사와 공식적인 회동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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