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리 고분벽화 등 평양 인근의 고구려 문화유적이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화가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ㆍ71ㆍ유네스코 친선대사)씨는 30일 '수산리 고분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려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난 2월 열린 유네스코 예비심사에서 지정을 위한 1차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다'고 공개했다.

히라야마씨는 '그 후속작업의 일환으로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며 '내년 2월로 예정된 본심사에서 통과될 경우 북한 문화유적으로는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이 탄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5세기에서 7세기까지의 고구려 문화사를 보여 주는 수산리 고분벽화 등은 일본 가가와(香川)현 다카마쓰(高松) 고분벽화의 유래와도 긴밀한 관계가 있다'면서 '현재 일본과 북한간의 정치적 관계는 답보상태이나 문화 부문에서는 상당한 진척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수 차례 평양을 방문했던 히라야마씨는 북한 문화유적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초 평양 주변에 분포된 고구려 벽화 고분군의 보존과 복구를 위해 유네스코를 통해 수천만엔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화의 거장으로 높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히라야마씨는 실크로드를 140여회에 걸쳐 답사하는 등 아시아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세계문화재 적십자' 구상도 내놓았다.

그는 도쿄(東京)예술대 선배인 원로서양화가 김흥수 화백과 첫 한일 교류전(5월1-20일ㆍ예술의전당)을 갖기 위해 내한했으며 30일 오후 한국과 일본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 화백과 함께 개막 테이프 커팅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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