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해안에서 채취한 바닷모래가 국내에 처음으로 수입된다.

국제복합운송업체인 비앤비해운(대표 장세원)은 최근 북한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두만강 하류 나진항 근해의 바닷모래를 수입하기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지금까지 해주의 바닷모래나 개성 사천강 모래 등이 서해안 항로를 통해 수입된 적은 있지만 동해안을 통해 북한산 모래가 대량으로 수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앤비해운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민경련의 하부조직인 ‘개선총회사’측 관계자들과 만나 두만강 하류의 바닷모래를 향후 20년간 30억㎥ 이상 수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비앤비해운은 이같은 계약내용이 이미 정부에 보고됐으며 장세원 대표가 북한산 모래 수입에 필요한 모래운반선을 구입하기 위해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했다고 설명했다.

비앤비해운은 현재 남북한간 해운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한국국적 선박으로 북한산 모래를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두바이에 있는 ‘라이스 하산 사디 해운그룹’과 공동출자로 합작회사를 세워 이 회사가 북한산 바닷모래 운송사업을 전담하게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비앤비해운은 일단 중동지역에서 1만t급의 모래운반선 1척을 들여와 오는 7월부터 월간 3항차(1항차는 선박이 출항해 화물을 선적하고 돌아와 하역을 완료하기까지의 기간)씩 남북한간을 운항하면서 북한 동해안쪽 바닷모래를 수입할 계획이다.

비앤비해운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건설용 모래의 연간 소비량은 1억3천만㎥에 달하나 국내에서 조달가능한 물량은 4천만㎥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계약으로 북한 동해안산 바닷모래를 향후 20년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건설용 모래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북한 동해안쪽 모래는 뻘이나 조개껍데기 등이 섞여있는 서해안쪽 모래보다 질이 우수해 건축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에 국내에 수입이 될 경우 높은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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