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초 홍명희·조선일보 1928년 11월 21일자에 실린 벽초 홍명희의 연재소설 '임꺽정' 1회분.

일제하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벽초 홍명희(1888~1968)의 대하소설 ‘임꺽정’에 대한 저작권 합의가 남북 간에 이루어졌다. 그동안 정식 계약 없이 출판된 북한 저작물에 대해 보상이 이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직무대행 송영길)은 “지난 5~7일 개성에서 북한 저작권 사무국,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들과 북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회담을 열고, 벽초의 손자인 소설가 홍석중씨와 ‘임꺽정’을 출판한 사계절출판사가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신동호 재단 문화협력위원장은 “조선사회과학원의 ‘고려사’ 등 출판물과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 음악에 대해서도 북측과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계절출판사는 지난 1985년부터 2005년까지 출판한 ‘임꺽정’ 저작권료 15만달러(약 1억5000만원)를 세 차례에 나누어 지급하기로 했다. 10권짜리 시리즈로 발간된 사계절의 ‘임꺽정’은 지금까지 약 100만부(10만질)가 팔렸다.

재단은 또 북한의 장편소설 ‘황진이’의 저자인 홍석중씨와 한국의 영화사 씨즈엔터테인먼트가 영화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영화사측은 원작 사용료 10만달러와 영화수익금의 10%를 홍씨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소설 ‘황진이’는 홍씨가 2002년 북한에서 발표한 소설로 지난해 국내에도 출간되었다.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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