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했다.

양국간 입장 조율을 위해 7일 방한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자문관은 8일 장재룡(장재룡) 외교통상부 차관과 협의를 가진 데 이어 이정빈(이정빈) 장관과도 면담했다. 셔먼 자문관은 9일에는 김대중(김대중) 대통령도 예방한다.

셔먼 자문관은 일련의 접촉에서 오는 2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릴 미·북 회담 계획을 설명했다고 외교부의 송민순(송민순) 북미국장은 말했다. 우리 측은 6월 남북 정상회담 구상을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이 서로 대북 접촉 과정에서 상대국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측이 제기할지도 모르는 주한미군 문제 등과 향후 미국의 대북 관계 개선 속도 등이다. 이 문제가 톱니바퀴처럼 밀접하게 움직이지 않을 경우 한·미 관계는 삐그덕거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셔먼의 방한을 이런 각도에서 이해하는 시각도 많다.

외교부 한 당국자는 이날 “미국도 우리가 뭘 추진하려는지 이해하게 됐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즉, 그동안 외교 채널을 통해 입장과 정보를 교환하면서 발생했던 ‘이견’을 셔먼 자문관의 방한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얘기다. 외교부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어느 정도의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 미·북 접촉과 남북한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좀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 같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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