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여성과 어린이 건강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분만 방법은 자연분만이 대부분이며 모유수유가 여전히 일반화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인구연구소가 유엔인구기금과 국제가족계획연맹 후원으로 작성한 ’2002년 재생산건강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천 명을 기준으로 신생아 사망률은 13.9명, 유아 사망률은 20.6명이며 5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은 1천명 당 무려 32.2명에 이른다.

모성사망률도 10만 명당 8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북한의 모성사망률이나 어린이 사망률은 높은 편”이라며 “특히 모성사망률의 경우 남한과 비교해 3-4배 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첫 아이의 사망률이 높고, 출산 터울이 2년 이상일 때 사망률이 크게 떨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신생아의 경우 첫 아이가 둘째와 셋째보다 사망률이 2-3% 더 높다. 넷째 아이가 되면 첫째 아이보다도 4-5% 가량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 신생아 사망률은 출산 간격이 2∼3년일 경우 2년 이하보다 3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출산 간격이 클수록 사망률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어린이 사망률은 1997년 조사 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모성사망률은 1997년에 10만 명당 105명과 비교할 때 크게 호전됐다.

이는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를 정도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던 1990년대 중반 기아 등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 경제가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주민 생활 형편도 그만큼 나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만 방법은 자연분만이 96.4%로 제왕절개 수술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분만 장소의 경우 첫 아이 때는 96.1%가 병원을 이용했으며 둘째와 셋째 아이는 80% 내외로 줄어들었다. 집에서 아이를 낳은 여성은 평균 13.2%에 불과했다.

임신 당시 빈혈이 있었다는 여성은 3분의 1에 달하며 심한 빈혈도 2.6%에 이르렀다.

조사대상 신생아 중 저체중(2.5㎏)은 6.2% 정도이며 도시가 농촌보다 0.2% 정도 높았다. 그러나 북한경제가 매우 어려웠을 때인 1997년과 비교하면 저체중 신생아가 2.4% 감소했다.

모유수유를 받는 신생아는 100명당 89명으로 대부분이 모유를 먹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아(91.3명)가 남아(87.1명)보다 다소 많았다. 수유 기간은 7-12달이 62.5%로 가장 높았고, 고학력일수록 짧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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