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문제로 북한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은 21일 오전 미국과의 ’결전’을 피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조선의 대답’을 재방영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가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을 이유로 2003년 1월 ’정부 성명’을 통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전격 선언한 지 6개월만에 방영됐다.

약 35분 간 방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 압박으로 한반도에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며 미국에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으로 대응하겠다는 북한당국의 의지를 ’광명성 1호’ 발사 등 각종 자료 화면을 통해 과시했다.

비록 2년 전 제작된 것이지만 북한이 대북 적대정책을 내세워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 불참을 전격 선언한 ’2.10 외무성 성명’ 이후 북ㆍ미 대립 상황과 제작 당시의 상황이 유사해 농민 휴식일인 이날을 택해 재방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큐멘터리는 미국이 북ㆍ미 양국이 채택한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지키지 않았다며 “자기들은(미국은) 핵무기를 가지고 위협해도 우리는 핵발전소도 절대로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핵문제를 구실로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를 압살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을 거론, “한 걸음의 양보는 열 걸음 백 걸음의 양보로 이어지고 미국의 이른바 사찰을 통한 무장해제에 성실하게 응하는 것은 전쟁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쟁을 불러온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민족의 생존권과 자주권을 지키는 길은 오직 강위력한 전쟁억제력을 갖추는 길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는 이어 “미국이 끝내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린다면 그 폭과 심도를 가늠할 수 없는 선군조선의 무제한한 타격은 침략자들이 그 어디에 있건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고 세기를 두고 이어 온 반미대결전을 총결산할 것”이라며 “제2의 조선전쟁이 미 합중국의 완전 종말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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