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태국)=조희천기자】 오는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들이 차츰 가시화하고 있다.

제33차 아시아개발은행(ADB)총회에 참석 중인 이헌재(이헌재) 재경부 장관은 7일 회원국을 상대로 한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ADB가입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현재 동북아시아의 유일한 비회원국인 북한이 ADB가입을 통해 경제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경우, 우리 정부가 최대한의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현재 221억달러 수준인 아시아개발기금(ADF)의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라오스, 캄보디아 등 아시아 최빈국들을 대상으로 장기 저리의 개발자금을 빌려주는 ADF는 북한이 가입할 경우 가장 먼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금이다.

북한의 지원을 위해 필요한 마땅한 재원을 갖고 있지 못하는 정부로서도 북한이 ADB 가입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을 경우, 국제적 참여와 투자재원의 확대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96년에도 비공식적으로 가입을 신청했던 북한이 ADB 가입국이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

우선 미국과 일본 등 관련 당사국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신명호(신명호) ADB 부총재는 “상당한 수준의 물밑 접촉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국제기구의 정회원으로 필요한 통계의 신빙성과 개방성을 유지하겠다는 자세를 표명해야 한다.

우리 대표단 관계자는 “북한이 ADB가입을 위한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올 경우 통상 3~4년씩 걸리는 가입기간을 대폭 단축시켜 1년 이내에 가입이 성사되도록 도와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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