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아니다. 그러나 북한을 탈출한 이 소녀는 올림픽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AP통신은 28일 여성 복서의 극적인 삶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빗대 탈북 소녀 복서 최현미 (15)가 ‘한국판 밀리언달러 베이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현미는 지난해 7월 말 부모 오빠와 함께 동남아를 거쳐 한국 땅을 밟은 소녀. 평양에서 아버지가 갖고 있던 외국 프로복싱 비디오 테이프를 즐겨 보다 지난 2001년 9월 복싱에 입문했다.

재능이 뛰어나 얼마 후 김철주사범대학 체육단에 배치됐다. 그는 “체육단 시절 대학생 30명과 붙어 주장 언니만 빼고 다 이겼었다”고 말했다.

탈북 당시에는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 기쁨을 드릴 특별 선수’로서 일반 근로자 월급 7배 수준의 장려금을 매달 지급받았다.

3개월간 탈북자 정착 시설인 하나원에서 지낸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최현미는 곧바로 복싱을 재개했다.

최현미는 현재 서울 녹천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며 광진구의 한 체육관에서 방과 후 매일 1시간씩 훈련하고 있다.

최현미를 지도하고 있는 WBC(세계복싱평의회) 라이트플라이급 전 챔피언 장정구씨는 “2008 올림픽 때 여자 복싱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많다”며 “그렇게 된다면 기본기가 탄탄한 현미가 금메달 꿈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왕근기자 wk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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