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아시아 순방에서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아무런 정책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의 조엘 위트 연구원이 22일 비판했다.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 기본 합의서 협상 대표를 맡기도 했던 위트 연구원은 이날 CSIS와 한국기업연구소(KEI) 공동 주최로 열린 ’6자회담의 미래’ 주제 세미나에서 “라이스의 아시아 여행에서 새로운 것은 북한을 ’주권국가’로 부른 것외에는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면서 “그러나 기본적인 방향은 계속 되풀이 돼온 것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이 공허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라이스 장관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거부시 ’다른 선택’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 중국, 한국의 노력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과 유엔을 통한 제제에 나선다고 해도 별로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트 연구원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이 진정으로 ’당근과 채찍’을 구사하지 않은 채 성과없이 중국의 역할에만 기대하고 있다면서 자칫 6자 회담이 실패의 책임을 누구에게 전가하느냐의 게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과 미국과의 협상이 가능하려면 한국이 대북 제제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어야 가능하다고 주문했다.

일본 방위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다케사다 히데시 교수는 6자회담이 결렬되고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할 경우 일본은 대북 제재에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박건영 교수는 북핵 해법의 본질은 2차 북핵위기를 야기했던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의 실재 여부를 놓고 미국이 먼저 증거를 제시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북한을 협상대상으로 인정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뒤 북한의 핵폐기 프로그램 폐기 과정의 검증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개국 위원회 설치등의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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