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용중기자】 최근 고어가 부시를 ‘신냉전주의자’ ‘신고립주의자’라고 비판하자, 부시의 핵심 브레인인 콘돌리자 라이스교수가 고어를 ‘전략적 비전이 없는 사람’이라고 쏘아붙이면서 외교정책에 관한 양측의 공방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부시의 외교정책

텍사스 주지사인 조지 W 부시는 이웃 멕시코와 ‘사교’를 한 경험이 있을 뿐 국제무대에서는 신참이다. 그는 최근 라이스교수, 폴 월포비츠 전국방차관 등 핵심 자문그룹들로부터 과외공부를 받고 있다. 주로 전화를 이용, 1시간씩 토론한다. 외교정책에 관한 연설은 연초에 한번뿐이었는데 미국의 안보문제에 집중됐다. 라이스교수는 로이터와 회견에서 “부시가 외교정책에 관한 연설을 시리즈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의 외교정책은 전통적인 공화당 중도파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 지역별 적대세력 등장 억제를 최우선 전략목표로 삼고 있다. 때문에 고어보다는 보수적이고, 강경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세계 각지의 비인도적(비인도적) 사태에 대한 개입은 최소한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강조한다. 부시 진영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오판(오판) 가능성을 높였다고 본다. 부시 자신은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지킬 것”이라는 원론적인 발언에 그쳤지만, 핵심 브레인들은 “북한이 위협적으로 나오면 ‘당근’을 철회하고 채찍을 통해 북한을 몰아붙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부시는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에 반대하고 있는데, “CTBT가 NPT 탈퇴 국가들에 대해 강제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무력하고 오히려 미국의 핵 억제력과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어의 외교정책

앨 고어 부통령의 외교정책은 기본적으로 클린턴과 닮은 꼴이다. ‘전향적’ ‘창조적’이라는 수식어를 더 붙이고 있는 정도라고 미국 언론들은 평한다. 하지만 고어는 외교정책에 관한한, 자신이 부시에 비해 확고한 비교우위에 서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제문제에 적극 개입, 군사적 상황에 도달하기 전에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고어는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양국간 무역불균형 해소와 인권탄압 문제 등에 대해서는 미국의 목소리를 내되 중국에 대한 항구적인 정상교역관계(PNTR) 지위 부여, 중국·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등 중국과의 공조를 통한 아시아 질서 유지를 선호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 ‘창조적 외교’를 펼쳐 나가겠다고 밝힌 고어는 개입정책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끌어내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미 외교소식통들은 “고어가 대북정책에서 클린턴과는 조금 다른 유연성과 신축성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midway@chosun.com

◇고어와 부시 외교정책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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