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이하 진실위)가 'KAL 858기 폭파사건'을 비롯한 7대 의혹사건 중점조사에 착수한 뒤 한 달을 맞았으나 인력난과 자료부족 등 어려움으로 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산하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의 오충일 위원장(목사)은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매주 한 차례 회의를 갖고 있으며 특별히 진전된 것은 없으며 90여건에 대한 기초 조사작업도 병행해왔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국정원) 자료실에서 사건 관련 문서를 찾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관련자 인터뷰에 대해서는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민간측 간사인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국사학)는 '한 달 활동의 평가'에 대해 " 아직 조사 기획단계에 불과하다"면서 "7건 중 특정 사건에 비중을 두지 않고 건당 2∼3명씩 민간 조사위원을 일률적으로 배정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작업과 관련 "인력이 크게 부족하지만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다른 입장이 있는데다 예산문제도 겹쳐 쉽지 않다"며 "활동내용에 대해 연내 보고회를 가질 계획이나 너무 늘어진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중간보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진실위는 매 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어 조사위원과 이들이 지휘하는 일반 조사관들의 활동 내용을 보고받으며 향후 활동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국정원 당국자는 "조사작업은 차분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진실위원회에서 현재까지 중간 브리핑하겠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 간사는 오 위원장이 지난 달 16일 KAL 폭파사건 주범 김현희에 대해 방문이나 소환조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 조사 방침을 밝힌 것으로 본다"면서 "이 문제를 아직 내부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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