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측과 북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모스크바 고위 외교소식통은 4일 송 차관보가 오는 9일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2.10 성명이후 한국과 러시아 정부 고위당국자가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0일 북한의 핵 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 이후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해 왔다.

송 차관보는 알렉세예프 차관을 만나 러시아 정부가 북한측에 6자회담 재개 등 대북(對北) 설득에 나서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송 차관보는 특히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있은 한ㆍ미ㆍ일 북핵 고위급 회담과 2~4일 한국을 방문한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차관보는 당시 3자 협의 직후 가진 브리핑 모두 발언에서 ’6자회담 틀에서 러시아의 공동노력’을 강조하는 등 북핵 문제를 푸는데 러시아측의 역할에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북한의 ’2.10 성명’ 이후 중국과 한ㆍ미ㆍ일, 한ㆍ미(외교장관 회담), 미ㆍ일(2+2 외교ㆍ국방장관 회담) 등 여러형태의 양자 협의가 진행됐지만 러시아는 여기에서 배제돼 6자회담 당사국으로서 별다른 역할을 요구받지 못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슬로바키아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반대 등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모스크바=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