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달 베를린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협상에서 미국측에 6·25 당시 미군의 잔학행위에 대한 보상과 유해발굴 비용으로 북한의 어린이들에게 지급할 의류 400만 벌과 신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12일 “북한은 지난달 14일부터 사흘간 베를린에서 열린 미-북 미군 유해 송환협상에서 6·25 당시 미군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노근리 사건과 같은 잔학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인 보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측에 기존의 식량지원과는 별개로 북한의 400만여 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사용할 의류와 신발 등의 제공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측은 북한의 요구를 “유해 송환협상 의제와는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거부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북한은 96년 이후 매년 1~2차례 미군 유해 송환협상을 해왔으나, 북한이 미군의 6·25 참전에 관한 구체적인 보상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의 미군 유해 송환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미국은 97년 이후 북한과 유해 공동발굴 작업을 벌여 99년 말까지 모두 38구의 미군 유해를 가져오고, 보상으로 400여만 달러를 북한측에 제공했었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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