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20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3시간여 동안 북한 핵문제 해법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평양발 보도를 통해 왕 부장과 김 위원장 간 회담이 길어진 것은 양측이 북핵 문제와 6자회담에 대한 심각한 의견 충돌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양 주재 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북한이 6자회담 협상 지연 책임을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돌리고 있고 중국은 미국과의 점진적 관계 개선을 북한에 설득시키려 노력하는 등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평양특파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왕 부장의 평양방문 일정은 공개되지만 회담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며 “중국측이 성과를 얻기 위해 북한을 설득하면서 합의를 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의견 절충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태도를 문제삼아 6자회담 복귀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타르타스 통신 특파원은 왕 부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면담에 대해서는 “오늘(20일) 오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측도 이를 확인했다”고만 전하고 실제 만났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을 방문 중인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20일 만날 것으로 기대됐었다(was expected to)”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이 보도를 재인용, “왕 부장이 20일 김 위원장과 만났을지도 모른다(might have met)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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