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뢰 바탕 `한미 찰떡공조' 기대

미국 정부가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를 6자회담 수석대표로 정식 임명하기로 함에 따라 그와 한국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차관보 사이의 남다른 우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두 외교관의 개인적 우정이 앞으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과정에서 한미 두 나라간 `찰떡 공조'로 이어질 지도 관심거리다.

송 차관보와 힐 대사의 돈독한 우정은 외교부 내에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 두 사람이 가까와진 직접적인 계기는 비슷한 시기에 폴란드 대사를 지내면서 부터다.

2001년부터 3년간 폴란드 대사를 지낸 송 차관보보다 1년 먼저 바르샤바에 부임했던 힐 대사는 `전입 고참'으로서 송 차관보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러한 인연은 두 집안간에 스스럼없는 교류로 이어져 사심없이 초대하고 받는 사이로까지 발전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16일 전했다.

지난 해 초여름 허바드 주한미대사의 후임이 누구인 지 안개속에 있을 때 힐 주폴란드 미국대사가 후임으로 내정됐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안 것은 송 차관보였다.

두 사람 사이의 친밀도가 어느 정도인 지를 엿보게 하는 일화인 셈이다.

힐 대사는 올해 53세로 57세인 송 차관보 보다는 4살 가량 아래다. 그런 나이차이에도 불구, 두 사람은 서로 "매우 유능하고 성실하다"고 추켜 세우면서, 일에 관해서는 서로 질세라 강한 집착력을 보이고 있는 호적수로 알려져 있다.

송 차관보는 얼마전 모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힐 대사와의 개인적 친분과 6자회담 간의 상관관계를 묻는 질문에 "힐 대사는 문제에 봉착하면 상당히 우수한 해결능력이 있고 문제를 진지하고 솔직하게 다루는 장점이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요한 것은 개인적 친분이 아니라 자기 나라의 입장에서 서로 국익도 존중하면서 실질적 결과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덧붙였다.

외교부 내에서 두 사람간의 개인적 신뢰 관계가 점점 더 꼬여가는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미공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특히 힐 대사는 한국에서 낳은 막내 딸 클라라(18)의 학업을 이유로 오는 6월까지 서울에 머물게 해달라고 미 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 것이 받아들여질 경우 힐 대사가 당분간 서울에서 미 대표단을 지휘하게 돼, 보다 긴밀한 한미 협조체계가 갖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힐 대사는 이미 1985년부터 3년간 주한 미대사관에서 경제담당 서기관을 지낸 바 있는 한국 통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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