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자대화 없다", 北 "6자회담 끝났다"
"6자회담내 양자대화" 가능성 주목


북한이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중단을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6자회담이 아닌 북한과의 직접대화 가능성을 일축한 반면, 북한은 "6자회담은 끝"이라고 주장, 미ㆍ북간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방문중인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은 딕 체니 부통령을 예방한뒤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한과 미국이 직접 접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해 6자회담 틀 속에서의 미ㆍ북간 양자대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절충여지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11일(현지시간) APTN과 인터뷰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은 끝났으며, 현실적으로 남은 것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 차석대사는 어떻게 하면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는 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6자 회담은 옛날 얘기(old story)"라고 말하고 "앞으로 6자 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no more)"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미간 양자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양자회담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미국의 정책, 즉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려는지 여부다. 이것이 문제지 양자냐, 다자 회담이냐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우리는 (회담)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더 건설적인(more positive)' 태도를 보일 경우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더 이상의 어떤 긍정적인 조치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충분히 보아 왔으며, 우리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 차석대사는 한겨레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와 직접 대화를 하겠다고 한다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변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간의 이슈가 아닌 지역 이슈"라며 미ㆍ북간 양자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1994년의 제네바 합의를 어기고 핵무기를 계속 추구했으며, 6자 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종식에 모두 이익이 걸려 있고, 6자 회담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이며 외교적으로 풀 수 있는 길이라며 6자회담 고수 방침을 밝혔다.

그는 "6자회담의 틀 아래서 북한이 미국과 직접 얘기를 나눌 기회는 수도 없이 많으며, 과거에도 북한이 미국에 직접 얘기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며 다른 당사국들을 제쳐놓고 북한과 1대1 협상에 나설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6자회담 중단 발표와 관련, "최근 수일 동안 북한으로부터 복합적인 신호를 받았다"면서 "어떤 것은 6자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것은 단지 회담을 중단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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