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용중기자】 러시아는 클린턴 행정부가 전역 미사일 방위체제(TMD) 구축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 보조를 맞추겠다고 제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3일 동안 계속된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에 의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위협과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데 대해 미국이 느끼는 잠재적 위협을 해소시키기 위해 러시아가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조건부이긴 하지만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 억제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바노프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중단을 끌어내기 위해 러시아가 민간 위성 발사 프로그램의 기술적 지원 등 여러 형태의 원조를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 미사일 억제에 동참하겠다는 러시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미사일 방위체제를 러시아가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ABM 협정 개정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러간 ABM 협정 개정을 둘러싼 협상 결과 여부에 따라 북한 미사일 개발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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