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인식은 광복 후 60년 동안 화해협력이 현실화되면서 현실적으로 변화해 왔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무조건적인 적대감이나 감상적인 민족의식이 줄어들고 협력이나 경계 대상이라는 현실적인 인식이 늘어났다”고 했다. “통일 시기에 대한 생각이 비관적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1996년 사회발전연구소의 국민의식 조사와, 2005년 본지의 광복 60주년 국민의식 조사에서 모두 북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우리와 힘을 합쳐야 할 협력대상’이라는 점이었다. 응답은 47.0%에서 49.7%로 약간 올랐다.

반면, 북한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적 대상이라는 응답은 19.6%에서 15.8%로, 도와줘야 할 대상이라는 응답은 22.8%에서 18.1%로 각각 10년 전에 비해 4~5% 가량 하락했다.

‘우리와 선의의 경쟁을 하는 대상’(4.1%→7.8%),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는 경계대상’(6.5%→9.0%)이라는 응답은 약간씩 많아졌다.

북한으로부터의 전쟁 위협에 대한 인식 역시 10년 전에 비해 낮아졌다. 1994년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전쟁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답이 52.7%였고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이 47.3%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전쟁 도발 가능성이 없다’는 답이 50.8%(별로 41.1%, 전혀 9.7%), ‘도발할 수 있다’는 답은 49.2%(약간 41.7%, 매우 7.5%)였다.

통일 시기에 대해선 단기간 내 가능하리라는 예상은 줄고, 15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리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94년 한국갤럽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1~4년 내’는 6.5→0.3%, ‘5~9년 내’는 28.8%→9.7%, ‘10~14년 내’는 40.9%→18.3%로 모두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15~19년 내’는 4.3%→14.0%, ‘20년 이상’은 19.6%→33.9%로 각각 큰 폭으로 늘어났다.

‘통일이 불가능할 것’ 응답을 세대별로 보면 30대 0.17%, 40대 0.16%, 50대 0.29%였다. 이들이 각각 20·30·40대였던 94년 조사 때는 0.18%, 0.11%, 0.25%의 답을 해 비록 차이가 크진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통일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 돼 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21.9%(약간 18.6%, 매우 3.3%)였다. 15년 전인 90년 사회발전연구소 조사 때보다 40.6%포인트나 줄어들었다. 북한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는 응답은 47.6%(약간 33%, 매우 14.6%)였고 ‘별다른 감정이 없다’는 응답이 30.5%였다.

국민 중 97.6%는 북한에 가보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한 번이라도 북한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사람은 2.4%였다. / 권경복기자 kkb.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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