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남한의 거리에서 캐럴이 울려퍼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에서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들이 적극 보급되고 있다.

북한에는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캐럴은 고사하고 찬송가 소리도 듣기 힘들다. 찬송가를 들을 수 있는 곳은 평양에 있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장충성당 등극히 일부 장소에 불과하다.

북한의 최근 신문.잡지 등에 따르면 북한의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대신 반미 구호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고 ‘내 나라의 푸른 하늘’(구희철 작사, 허금종 작곡)을 비롯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가요가 흐르고 있다.

애국심 고취 노래가 다시 불리고 있는 것은 북핵문제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면서 반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북한의 연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노래는 1980년대 중반에 창작된 ‘내 나라 푸른 하늘’.

북한 언론매체들은 고향의 푸른 하늘을 통해 내 조국을 내가 지켜야 한다는 내용의 이 노래를 연일 소개하고 있으며 기관과 단체, 기업에서도 종업원을 대상으로노래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6ㆍ25전쟁 당시 불리던 ‘전시가요’도 요즘 널리 불리고 있다.

대표적인 전시가요로는 6ㆍ25전쟁 최대의 격전지 중의 하나인 강원도 1211고지를 소재로 한 ‘전호속의 나의 노래’, 샘물 가에서 군인과 처녀의 감정을 노래한 ‘샘물터에서’, 압록강을 소재로 한 ‘압록강 2천리’, 전선물자를 실어 나르는 모습을 노래한 ‘자동차운전사의 노래’ 등이 꼽힌다.

노동신문(12.6)은 “세상에 나와 그 시기 사람들의 호평을 받던 노래들도 세월의변천과 더불어 자기의 존재를 추억의 갈피에나 희미하게 남긴 사례가 많다”면서 “하지만 세기를 이어가며 우리 군대와 인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조국의 전시가요들”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가요가 널리 불리는 것은 북한이 ‘군사중시’ 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남한에서는 연말하면 크리스마스가 먼저 떠오르지만, 북한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이 김정일의 북한군 최고사령관 취임기념일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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