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주한미국대사는 15일 북한인권문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해결돼야 하는 문제이며, 북한관련 논의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업무협의차 일시 귀국 중인 힐 대사는 이날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 연설에서 “인권문제는 국내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각종 협약을 통해 규제되는 문제”라면서, 한국과의 강력한 유대와 공조 속에 이 문제를 북한에 제기할 수 있도록 한국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힐 대사는 북핵문제와 관련, “미국은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은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미국의 지난 6월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북한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북핵문제 접근방식과 관련, 한국은 개성 프로젝트, 이산가족 문제 등 북한과의 관계유지에 관심을 갖는 등 양국 간에 차이가 있다면서, 6자회담은 이 같은 다른 접근방식과 시각을 다루는 유연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한 한미 간의 시각차이에 대해, 힐 대사는 “미국은 종종 불안정을 기회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불안정을 비극과 연결시킨다”면서, 한국은 북한의 연착륙을 기대하면서 주의깊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 연설이 한미 간의 견해차이를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힐 대사는 “그 연설이 그렇게 문제점이 많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미 양국의 협력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식량 지원 문제와 관련, 힐 대사는 미국은 북한에 대한 최대식량 지원국으로서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계속 지원하겠지만, 북한은 식량분배의 투명성을 위해 WFP 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강인선특파원 insun@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