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탈북자를 돕다 실종된 김동식(57·사진) 목사가 북한의 공작으로 강제 납북됐으며, 이 과정에 관여했던 30대 조선족 남성이 남한에 입국했다가 공안 당국에 붙잡혀 구속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공안당국은 이 30대 조선족이 북한의 공작원 교육을 받은 후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공안당국은 평양에 생존해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한 김 목사가 강제 납북된 사실이 이번 수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지난 2000년 중국 옌지(연길·延吉)에서 김 목사를 강제 납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로 조선족 A씨에 대해 지난 1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1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했다.

공안당국이 A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등 혐의와 형법상 납치·감금 등 혐의다. 그러나 A씨가 어떻게 남한에 체류하게 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국정원을 통해 A씨의 범죄사실을 통보받았으며, 김 목사 강제 납북에 관여한 인물들로는 구속된 A씨 이외에 다른 조선족 등의 공범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국정원과 검찰은 조만간 이 사건의 전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신대를 졸업한 김 목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선교활동을 하며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뒤 지난 95년부터 중국 옌지에 살면서 재중(在中)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다 지난 2000년 1월 실종됐다./금원섭기자 capedm@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