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병 대신 술병을 사용하고 있는 황남 해주어린이병원의 수술장면. 왼쪽 약품대에는 수술용 마취제 대신 사용할 술병들이 놓여 있다./연합자료사진

북한의 보건의료 수준은 남한의 1960년대 초 혹은 그 이전 수준이며, 실제로 주민들이 누리는 의료혜택은 훨씬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희중 서울대병원 홍보실장(정형외과 교수)은 30일 오후 서울대병원 삼성암연구동에서 열린 (사)나눔인터내셔날 주최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사업의 현황과 과제’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북한의 보건의료 수준은 남한의 1960년대 초 혹은 그 이전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대북의료지원 사업은 우선 1970년대 남한의 주된 질환군(群)과 장비및 시설 현황을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며 “이후 단계적으로 1980년, 2000년 남한 수준에 맞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건의료인 지식수준과 관련, “현재 북한 보건의료인의 수준은 주민들에게시행되는 의료의 질보다 상당히 높지만 남한과 비교하면 많이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송 서울대학교 병원 의공학과 기사장은 “심전도기와 뇌파기 등은 1960년대 모델과 1980년대 초 모델을 주로 사용한다”면서 “마취기가 없어 환자의 손발을묶어놓고 수술하는 경우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맥주와 음료수 병을 소독해 수액병으로 사용하며 뚜껑이 없어 파라핀종이테이프로 입구를 막아 사용한다”며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감염 위험이 높고 구형 유리주사기를 소독해 사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트와 이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가져다 사용한다며 “식사도 공급되지 않아 집에서 가져다 먹는 환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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