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세계 1등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평양에서도 조국의 명성을 떨칠 인재가 나오기를기대하고 있다.” 평양시체육선수단 산하 평양바둑원 리세충(48) 원장은 이창호ㆍ조훈현 등 남한의 유명 프로기사의 예를 들며 이같이 말하곤 한다.

9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판에 따르면 바둑 저변을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평양바둑원은 어린이 바둑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평양바둑원은 2000년 4월에 설립됐으며 현재 22명의 ‘일꾼’(바둑지도자)이 활동하고있다.

리세충 원장은 평양바둑원 소속 지도자 8명이 교구유치원과 송신2동유치원, 개선유치원, 문신소학교에 정기적으로 나가 어린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8월 천리마문화회관 2층에 설치된 ‘바둑장’(棋院) 등 평양시내 5곳의 바둑장에서 부모, 교사들과 함께 바둑을 가르치기도 한다.

리 원장은 “여러 유치원들에서 지능 발달에 좋은 바둑을 장려해 주고 있다”면서“부모들의 관심과 열성도 대단해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바둑원은 바둑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4월 어린이용 ‘재미나는 바둑배우기/어린이지능계발을’(체육출판사)이라는 제목의 바둑서적을 발행했고, ‘평양신문’에 매주 1회 바둑 묘수풀이를 게재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2년 10월에는 유망주 8명을 선발해 중국 베이징바둑원을 방문, 교류하기도 했으며 민속명절을 계기로 대회를 개최하고 1년에 두 차례 승단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바둑원의 이같은 노력으로 3년 전부터 평양어린이바둑대회 참가 신청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26, 27일 평양 천리마회관에서 열린 제11차 평양시바둑경기대회는 큰 성황을 이뤘고, 조선중앙TV 기자들도 취재에 열의를 보이는 등 사회적 관심도 높았다.

조선신보는 그러나 북한의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평양바둑원의 운영자금이 넉넉하지 못하다면서 “이러한 사정으로 바둑판과 (바둑)돌, 책이 부족되는 등 보급사업과 기술향상에서 애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리 원장은 “장차는 바둑장에 비디오, 컴퓨터를 두는 등 면모를 일신하고 싶다”면서 외국의 바둑단체와 기량 향상을 위한 교류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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