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시 됨에 따라 앞으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남북 도로.철도 연결등 각종 남북경협 사업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경협에 관여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남북경협은 정치문제와 별개로 그동안남북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대북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강경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별 차질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강산관광 = 육로관광 등으로 최근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금강산관광은 미국대선에서 부시가 재선에 성공했어도 큰 변화없이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나갈 것으로전망된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금강산을 다녀간 관광객은 총 22만8천여명으로 이미 작년총관광객(7만7천600명)의 3배에 이르며 11-12월 예약자가 벌써 4만7천여명에 이를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부시 재선으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 긴장이 강화되더라도 금강산 관광은한반도 정세와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니 만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광공사 측은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한반도 정국 변화와 금강산 관광은 별다른 연관이 없었다”면서 “북한도 금강산 관광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부시당선과는 별도로 금강산 관광 사업이 계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말했다.

현대아산도 조만간 세계관광기구(WTO)의 자문을 받아 수립한 골프장 건설 등 ‘금강산 마스터플랜’을 내놓고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현대 관계자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속에서도 금강산사업은 남북 사업자간 대화를 통해 원활하게 진행돼 왔다”면서 “이번 대선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 개성공단 사업도 차질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 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이 합의한 개성공단 조성사업은 약 2천억원을 투입,개성시 봉동리 일대에 총 800만평의 공단과 1천200만평의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부지는 평양에서 160㎞, 서울에서 60㎞ 각각 떨어져 있다.

공동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와 현대는 현재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중 시범단지(2만8천평)에 대한 준공식을 마치고 입주기업까지 선정해 놓은 상태다.

특히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시범단지 입주기업 15개중 시계제조업체 ㈜로만손 등 12개는 이미 남북협력승인을 받았으며 이중 일부는 현재 공장을 짓고 있다.

토지공사는 연내에 관련 기업들을 시범단지에 입주시킨뒤 공장을 가동해 시제품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북한도 개성공단 조성사업에 적극적이어서 개성공단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개성공단 관리기관’을 지난 7월 출범시킨데 이어 부동산규정, 보험규정 등 관련 제도까지 공포해 놓은 상태다.
법과 제도적으로는 모든 준비가 된 셈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부시 대통령 집권 하에서도 개성공단 사업은 착실히진행돼 왔다”면서 “이번 대선결과가 개성공단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않는다”고 전망했다.

현대 관계자도 “‘미국도 개성공단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듯이 부시 행정부도 이 사업에 호의적”이라면서 “개성공단 사업은 앞으로도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북철도.도로 연결사업 =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도 다른 사업에 비해 남북관계 진척정도에 영향을 많이 받긴 하지만 큰 틀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탈북자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지난 9월 이후 경색국면을 맞고 있지만 경협사업과 관련해서는 경의선 연결도로 개통식 등 공식행사 개최만 지연되고 있을뿐 실무적인 작업은 지금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도 중요한 경협사업의 하나인 만큼 앞으로도 별탈없이진행될 것이라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남북 철도.도로연결사업의 경우 현 부시 정권하에서도 큰 차질없이 추진돼 왔다”면서 “개통식 등 공식행사는 일정정도 차질을 보이고 있지만 실무작업은 계속 진행돼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별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북철도 도로.연결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우선 경의선 도로(남한 5.1㎞, 북한 7㎞)는 남북 양측 모두 공사를 끝낸 상태로 공식적으로 개통식을 개최하지는 않았지만 남한 인사들이 북한 개성공단을 방문할때 이 길을 이용하고 있다.

경의선 철도(남한 12㎞, 북한 15.3㎞)의 경우 남한 구간은 이미 지난 2002년 12월 공사가 완료됐으나 북한 구간에 대한 공사는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상태다.

북한은 현재 역사 건설을 앞두고 있는 단계로, 내년 11월께면 공사를 마칠 수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해선도 마찬가지로 도로(남한 6.7㎞, 북한 20㎞)는 남북 양측이 거의 공사를끝낸 상태지만 철도(남한 7㎞, 북한 18.5㎞)는 남북 양측 모두 여전히 공사를 진행중이다.

동해선 철도 연결공사는 내년 말께 완공될 전망이다.

◆임진강 수해방지사업 = 임진강 남북공동 수해방지사업은 지난 5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군사적으로 민감한 부분이 많아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임진강 수해방지사업은 남북관계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남북관계가 어떻게 변하는냐에 따라서 사업이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당초 지난 5∼8월 임진강 각자 유역에 대한 단독조사를 벌인 뒤 10월께부터 남북공동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관계 경색을 이유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례로 정부는 북한의 단독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 평판기와 레벨, 제도기 등 현지조사용 기자재 33개 품목(약 5억2천만원)을 북한에 전달했으나 북한이 이장비들을 이용해 실제 조사를 벌였는지조차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연합

한편 임진강은 유역면적 8천117㎢중 5천108㎢가 북한유역인데다 총연장 254.6㎞중 92㎞만이 남쪽에 위치해 있어 북한유역에 대한 수방대책을 세우지 않고는 집중호우시 하류인 경기도 파주, 문산, 연천, 동두천시의 침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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