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과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의 합의로 복원되는 금강산 신계사에 상주할 제정스님(오른쪽)이 2일 오후 임명장을 받은뒤 기자회견에 앞서 환하게 웃고 있다./연합

금강산 신계사 복원불사 도감 임명 인터뷰

"남북 분단 후 북측 지역에 상주하면서 포교에 나서는 남측 종교인은 제가 처음인 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남북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 금강산신계사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종상스님)로부터 금강산 신계사 복원불사 도감(都監.불사의 총책임자)으로 임명된 제정(濟政.42) 스님이 2일 인터뷰에서 소감과 향후 계획을 털어놨다.

스님은 조계종(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북측 조선불교도연맹과 공동으로 복원불사를 벌이고 있는 금강산 신계사에서 복원 불사가 완료되는 2007년까지 머물면서 불사관리, 홍보와 모연(募緣), 방문 관광객 신행활동을 맡게 된다.

남북 분단 이후 남측 종교인이 북측 지역에 상주하면서 포교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민간부문에서 출발한 남북교류가 이번 신계사 복원불사를 통해 종교부문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큰 일을 맡게 된 만큼 책임감도 많이 갖습니다. 총무원장 스님께서도 '처음 가는 거니까 잘 해달라'며 특별히 당부하셨습니다."

◇금강산에 3천여개의 봉축 연등을 밝히는 신계사 대웅전 터./연합자료사진

스님은 신계사 주지 스님을 공개모집한다는 기사를 본 순간 응모하기로 결심했다. 평소 불교미술사에 관심이 많던 스님은 신계사에서 많은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북한 사람들을 상대로 포교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북측의 사상과 체제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토론을 통해 그들에게 불법을 전달하기보다는 제 자신이 직접 행동으로 그들에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남북은 이미 신계사 내 모든 종교활동을 보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오는 11일께 신계사로 향하는 제정스님은 "불사의 원만성취, 나아가 통일을 위한 목탁소리가 금강산에 울려퍼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정 스님은 영남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1992년 10월 범어사에서 석주 스님을 계사(戒師)로 구족계를 받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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