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우리 나라에서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KCC바둑’(조선컴퓨터센터 바둑)이 세계 컴퓨터바둑 도전자대회에서 1등을 쟁취하고 세계 컴퓨터바둑 선수권을 고수했다”고 보도했다.

’컴퓨터바둑 도전자대회’란 사람이 직접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온라인 상에서 바둑 대국을 펼쳐 승자를 가리는 대회이다.

북한은 이미 1990년대부터 이런 컴퓨터바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해 각종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날 중앙통신도 “지난 10월초 일본에서 진행된 도전자대회에는 우리 나라와 미국, 일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13개국의 바둑프로그램 개발팀이 출전했다”면서 “우리의 바둑프로그램은 연맹전(리그)에서 맞붙은 상대들을 10전 9승이라는 압도적인차이로 누르고 우승했다”고 전했다.

조선컴퓨터센터 소속 삼일포정보센터의 젊은 과학자들이 개발했다는 ’KCC바둑’은 이로써 두 차례의 포스트(FOST)컵 세계컴퓨터바둑대회와 지난해 도전자대회 제패에 이어 국제무대에서 4연승 가도를 달렸다.

북한이 바둑프로그램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은별컴퓨터기술무역센터’ 인공지능실에서 ’은별바둑’을 개발하면서부터였다.

은별바둑 프로그램은 출품 직후인 같은 해 8월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개최된제3차 ’포스트컵’ 세계컴퓨터바둑대회와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잉크컵’국제컴퓨터바둑경기에서 중국과 일본의 프로그램을 제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 프로그램은 또 이듬해 동경(東京)에서 진행된 제4차 포스트컵 대회에서 9개국 41개팀 가운데 1위를 차지해 대회의 최고 급수인 3급을 수여받았다. 당시 3급은바둑프로그램의 한계 단수로 꼽히던 수준이었다.

북한은 은별바둑에 이어 네트워크를 통한 ’사람 대 사람’ 및 ’사람 대 컴퓨터’대국이 가능한 ’류경바둑’과 일본기원 공인 3급을 인정받은 ’묘향산바둑’ 등 업그레이드 버전을 계속 내놨다.

특히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삼천리총회사가 개발한 묘향산바둑은 시간제한,복기 등 기존 프로그램의 기능 외에 ’바둑 수 읽기’, ’인공지능’, ’4단계 수준별 대국’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돼 지난 2000년 남한에 출시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바둑 이외에도 ’조선’, ’무사’, ’명수’, ’지혜’, ’부루나 2.0’ 등장기 프로그램도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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