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철책선 뚫고 DMZ 통과했다는 추론에 의문 제기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의 철책선 절단사건은 민간인의 소행이라는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 육군 전방부대에서 철책근무를 담당했던 ‘어제의 용사들’이 무더기로 반기를 들고 나왔다.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155마일 휴전선 일대에서 복무했던 예비역들은 국방부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민간인이 3중 철책과 지뢰밭을 뚫고 월북한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합신조 발표내용을 강하게 불신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하다 전역한지 2년도 안됐다는 ’수색인’이라는 아이디(ID)의 네티즌은 국방부 홈페이지에 “DMZ 근처에서 한번이라도 바라보기만 한 사람이라면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알 것이다. 완벽하게 교육된 남파 또는 북파 공작원이 아니라면 그 길은 절대 갈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군사분계선 바로 밑의 추진철책(보조철책)을 열고 들어가면 사방이 지뢰밭이다. 군인들이 수색로만 이용하는데도 지뢰탐지기를 두 대씩이나 들고 가는데 민간인이 수색로도 아닌 길을 지나갔다는 얘기는 정신나간 소리”라고 꼬집었다.

군생활 중 매일 전선침투를 교육하고 실행했다는 네티즌은 “지뢰탐지기가 있어도 건너기 어려운 미확인 지뢰지대와 북의 전기철책, 기타 장애물 등을 (민간인이)어떻게 건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강원도에서 철책근무를 섰다는 ’마루치’라는 네티즌은 “수색로 개척 때 지뢰탐지기를 동원해 조심스럽게 움직여도 폭발사고가 발생하는데 국방부의 답변은 어린아이와 같다”라고 조롱했다.

그는 “야간에는 철책 근무자들이 ’밀어내기식’으로 철책을 따라가며 근무를 하고 주간보다 4배나 많은 초소를 운영한다. 따라서 민간인이 철책을 따라 움직인다는것은 이해가 안간다”라고 강조했다.

GOP(전방관측소)에서 7개월간 근무했다는 한 네티즌은 “중부전선에서 월북이 가능한 얘기냐. 일반인은 모른다 쳐도 중부전선 GOP에서 근무한 우리들은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며 허탈해 했다.

한편 군은 철책선 절단 부분이 발각된 26일에 이어 27일에도 민간인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둔 브리핑을 했지만 언론은 물론, 전방부대 실정을 가장 잘 아는 예비역들까지 불신 태도를 보여 합신조 발표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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