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2일자 사회면 기사로 전한 오페라 ‘춘향’ 부활의 주역은 재일 한국인 소프라노 전월선(전월선·42)씨와 일본인 작곡가 다카키 도로쿠(95)씨. 이들은 일본 한국 북한 3국 우호를 위해 오페라 ‘춘향’을 5월 28일 도쿄 카잘스홀에서 공연키로 했다.
다카키씨는 오페라 ‘춘향’을 48년 도쿄 유라쿠극장에서 도호 교향악단 연주로 초연했다. 7일간 총 14회 공연은 성공작이었다. 그러나 초연 직후 남북이 분단되면서 교포사회도 분열, 오페라를 주도했던 인사들이 조총련에 가담하면서 ‘춘향’은 잊혀진 오페라가 됐다.
‘춘향’ 살리기에 나선 전월선씨는 조총련계 교포2세로, 일본의 대표적 오페라단인 ‘이기회(이기회)’서 활약하는 프리마 돈나. 85년 김일성 앞에서 노래했으며, 서울서도 94년 ‘카르멘’ 주역을 비롯해 몇차례 콘서트를 가졌다. 전씨는 “재일동포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 오페라를 꼭 불러보고 싶었다”고 했다. 전씨는 지난해 다카키씨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짠 콘서트에 출연하면서 작곡가에게 뜻을 전했고, 다카키씨도 다시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한 것.
전씨는 ‘춘향’ 리바이벌 무대에 한국 일본 북한 가수를 세우기로 하고, 춘향을 그가 노래하기로 했다. 초연 때와 달리 전작 공연은 아니며, 하이라이트 부분만 피아노반주로 선보인다. ‘조선환상(조선환상)’을 작곡한 지한파 작곡가인 다카키씨는 공연 2부에서 피아노 반주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김용운기자 proart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