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달 중국을 극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의 외교전문 잡지 ‘전략과 관리’가 자신의 이름을 거명하며 북한 체제를 강하게 비판한 것을 확인하고,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주시보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또 중국 당국이 최근 이 잡지를 무기한 정간시킨 것은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난 10일 북한을 방문하기에 앞서 취한 일종의 사과 조치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초 이달 중 중국을 극비 방문, 중국 지도부와 6자 회담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발간된 ‘전략과 관리’가 북한 체제를 “자연 재해로 인민의 생활은 최악에 달했지만 (김정일 총비서는) 가족 세습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극좌 정치와 정치 박해를 대대적으로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사실을 확인하고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이어 항의 표시로 중국 관광객의 북한 입국을 중지시켰으며, 차기 6자 회담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중국측에 통보했다고 아주시보는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념 및 선전 담당인 리장춘 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을 방문했으며, 방북에 앞서 북한에 대한 사과 조치로 ‘전략과 관리’를 무기 정간시켰다는 것이다.

아주시보에 따르면 ‘전략과 관리’는 ‘중국 전략과 관리 연구회’가 출판을 담당하며, 중국군 총참모부가 지원한 잡지다.

전략과 관리 연구회는 중국의 샤오커(蕭克) 상장(上將)이 명예회장, 줴무(谷牧) 전 부총리가 회장으로 있으며, 라모스 전 필리핀대통령과 밥 호크 전 호주 총리, 위안바오화(袁寶華) 전 인민대학교 총장 등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회원이라고 아주시보는 전했다./베이징=조중식 특파원 js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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