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린가스(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수 있는 맹독성 가스)의 원료가 되는 시안화나트륨 630t은 어디로 갔을까.

작년 2월부터 올 5월까지 우리나라가 태국에 수출한 시안화나트륨은 총 773t(한나라당 박성범 의원 국정감사 자료)으로 밝혀졌다.

이중 태국이 북한으로 수출하기 직전 우리측이 회수한 71.2t( 본지 18일자 1면 )과 추가 회수분을 합친 142.4t에 대해서는 일단 북한으로의 재수출을 막은 셈이 됐지만, 나머지 630t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관계자들의 설명은 부처마다 다르고, 부처내에서도 각기 다른 실정이거나 말할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하고 있어 의문을 부풀리고 있다.

반기문(潘基文)외교부장관은 15일 국회 예결위에서 “(338.2t)을 회수했느냐”는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의 질문에 “모두 회수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외교부 한 소식통은 “71.2t을 회수한 것 외에 나머지가 어디에 있는지는 전략물자를 관리하고 있는 산업자원부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다른 소식통은 “외교부는 1건외에는 이 문제에 개입하지 않아 정확한 실상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자부 심성근 전략물자과장은 17일 전화통화에서 “2003년 5월 수출 승인요청을 받고서 승인을 해준 것은 사실이나 이후 사항은 얘기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산자부의 다른 관계자는 “조사 결과, 회수를 못한 나머지 물량은 태국 정부의 수출입 통계에 잡혀있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국외로 재수출은 된것 같지 않지만 확신할수가 없어 추가 확인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산자부의 태도는 결국 사린가스의 원료로 사용될수 있는 것을 수출하면서도 이런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실제 올해 태국이 수출하려던 시안화나트륨을 저지하게 된 것도 미국의 정보기관이 우리측에 정보를 넘겨준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세균 등 생물무기외에 실제 화학무기 제조 공장을 신의주, 함흥 등 8곳, 저장시설은 6개소에 갖고 있으며 북한이 현재 보유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는 모두 2500~5000t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산자부가 한나라당 송영선(宋永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과 2003년의 경우 매년 우리나라는 10개국에 5만t이상의 시안화나트륨을 수출했다. 태국에만도 2002년 1039t, 2003년 1499t, 2004년(8월까지) 1031t을 수출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수입해가는 국가가 화학무기 비확산체제에 가입해있기는 하지만 북한으로의 재수출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시안화나트륨이 금속 가공에도 많이 사용하긴 하지만 북한의 수입의도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시동기자 sdyeo@chosun.com
/권경복기자 kkb@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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