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변국의 역사 왜곡이 문제가 되고 있는가운데 미국의 권위지 뉴욕 타임스가 조선 왕조사를 “가족 살해로 얼룩진 피의 역사”인 것처럼 묘사해 ‘과장’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타임스는 27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부인 고영희씨 사망에 관한일본 도쿄(東京)발 기사에서 고씨의 사망이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권력승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고위층 출신 탈북자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한국은 수백년간 잔혹한 왕조정치를 겪어왔다”고 부연했다.

타임스는 “수백년간 한국 왕실의 남자들이 권력 쟁탈 과정에서 서로를 죽이는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이와 같은 한국 ‘왕조사의 전통’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권력이 세 아들 가운데 누구에게 승계되느냐에 따라 가족살해의 피바람이 일수도 있다는 암시인 셈이다.

이 신문이 인용한 하와이대 서대숙 교수는 “조선 왕조 내내 권력 승계를 둘러싼쟁탈은 매우 심각했다”면서 “숙부가 조카를 죽이고 형제가 다른 형제를 죽이는 일들이 있었고 이 모두는 권력 승계를 둘러싼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 등 서구 국가에서도 권력승계 등을 둘러싼 가족간 상쟁이있었고 조선에서도 왕위 쟁탈을 위해 가족들끼리 서로 죽이는 일이 흔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뉴욕 타임스의 이같은 묘사는 ‘과장’이라는 반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의 정부(情婦)를 둘러싼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북한 권력 승계의 방향을 전망하면서 고위층 출신 탈북자 김덕홍씨의 말을 주로 인용했다.

김씨는 “고영희가 살아 있다면 정철과 정운 등 그녀의 두 아들 가운데 하나가권력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고영희가 죽었다면 장남 정남을 포함해 세아들의위치는 동등하다”면서 “이제는 김정남이 가장 유력한 권력승계 후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김정남은 고(故) 김일성 주석과 김위원장으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았고스위스에서 공부하는 등 국제적인 감각도 세 아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덧붙였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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