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력갱생의 성과로 꼽고 있는 ‘천리마호트랙터’가 신형 트랙터에 자리를 물려주고 서서히 역사속으로 물러날 준비를 하고있다.

25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천리마호 트랙터보다 연료 소모가 적은 대신 효율은더 뛰어난 ‘천리마 2000’ 트랙터가 최근 평양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8차 발명 및 새기술 전시회에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

북한에서 천리마호 트랙터를 처음 생산한 것은 지난 58년.

북한으로서는 러시아에서 도입한 트랙터가 기골이 장대한 러시아인의 체형에 맞춰 생산된 것이다보니 아무래도 한민족의 골격과 지형에 맞는 작고 날렵한 트랙터개발의 절실했던 시점이었다.

북한은 농기계 전문가도 없이 러시아제 트랙터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절차를 되풀이하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거의 맨손으로 천리마호 트랙터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런 사연 때문에 천리마호 트랙터는 기념우표에도 등장했으며 61년 월북 문인박산운이 가사를 붙인 노래 ‘통일열차 달린다’에서도 ‘천리마 뜨락또르(트랙터) 기중기도 달린다’는 소절이 나올 정도로 북한을 상징하는 자부심이었다.

그런 천리마호 트랙터였지만 2001년 9월 북한 최대의 트랙터 생산공장인 ‘금성뜨락또르공장’에서 ‘천리마 2000’의 기본이 되는 신형 트랙터 시제품 생산에 성공하면서 서서히 퇴장이 예고됐다.

신형 트랙터는 28마력에 불과한 천리마호 트랙터에 비해 날렵한 외형에다 60마력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연비까지 30% 가량 높은 제품이라고 북한 매체들은보도했다.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서는 연료 소모가 많은 데다 효율까지 떨어지는 구형 천리마호 트랙터는 아무래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몰린 셈이다.

하지만 천리마호 트랙터는 지금까지 총 7만대가 북한 전지역에 보급된 것으로알려지고 있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농장을 누비는 모습이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것으로 보인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