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으로 복무하다 1965년 탈영, 월북한찰스 젠킨스(64)씨와 두딸이 18일 지난 열흘간 머물렀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떠나 신병치료차 일본에 입국했다.

납북 피해자로 북한에서 젠킨스씨와 결혼해 함께 살던 중 먼저 귀국한 일본인부인 소가 히토미(45)씨도 열흘전부터 자카르타에서 함께 머물다 입국했다. 이들은일본에서의 영주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젠킨스씨와 두 딸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소가씨와 1년 9개월만에재회한 뒤 계속 이 곳에 머물다 이날 일본 정부가 마련해 준 전세기를 타고 하네다(羽田) 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에서 복부 절개수술을 받았던 젠킨스씨는 도착 직후 곧바로 도쿄의 병원으로 옮겨가 입원했다. 젠킨스씨는 위수술에 따른 합병증 등에 대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소가씨 등 가족들도 당분간 병원에서 함께 생활하기로 했다.

소가씨는 병원에 마중나온 일본 정부관리에게 “마침내 돌아왔다”고 말했다. 젠킨스씨는 묵묵히 병원으로 들어갔다.
두딸은 북한에서 자카르타로 올 때 가슴에 부착했던 ’김일성(金日成) 배지’를떼고 대신 ’일본인 납북문제의 해결 촉구’를 상징하는 파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탈영병 출신인 젠킨스씨의 신병처리를 놓고 미국측과 협상을 벌여왔으며 적어도 치료기간에는 그를 체포, 기소하지 않는다는 양해를 얻은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워드 베이커 주일 미국대사는 16일 일본 자민당 참의원들과 만나 사견을전제로 젠킨스씨가 탈영 등 혐의를 인정하면 형량을 낮춰주는 유죄 답변거래(Plea Bargain)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일본 언론들은 젠킨스씨가 치료 후 체포, 기소되더라도 실형은 받지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젠킨스씨가 입국하면 체포해 탈영 혐의 등을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15일 젠킨스씨가 일본에 도착하는대로 그를 보호감호 조치할수 있도록 신병을 인도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고 젠킨스씨는 17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일본에 가게될때 처할 위험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젠킨스씨는 1965년 비무장지대에서 순찰임무 중 월북했다. 부인 소가씨는 1978년 북한에 의해 납치됐으며 훗날 젠킨스씨와 결혼해 함께 살다 2002년 9월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방북 직후 납치피해자의 귀국시 혼자 일본으로 돌아왔다.

소가씨는 북한과 일본 정부의 중재에 힘입어 미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남편 젠킨스씨 및 두딸과 1년9개월여만에 상봉, 열흘간 머물러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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