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0일 오후 통일과 보건복지, 문화관광부 등 3개 부처에 대한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통일부 장관에는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 보건복지장관에 김근태(金槿泰) 전 원내대표, 문화관광 장관에 정동채(鄭東采)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고 정찬용(鄭燦龍) 청와대 인사수석이 발표했다.

이날 3개부처 개각에 앞서 이해찬(李海瓚) 신임 총리가 공식 취임함으로써 참여정부 집권2기 내각이 공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2기내각에 최대한 자율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서 부패청산과 정부혁신, 경제살리기, 외교안보시스템 정리 등에 역점을 두고 향후 국정을 운영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군을 내각에 포진시킨 것은 이들에게 대권수업 기회를 제공하고, `실세'들의 입각을 통한 `강한 내각'을 유도,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한편 정부혁신을 통해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차기대권주자로 평가받는 정. 김 두사람이 동반 입각하고,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해찬 의원이 총리에 기용됨으로써 여권의 무게중심이 내각으로 대거 이동, 향후 정국운영과 여권내 역학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노무현(58) 대통령을 비롯, 이해찬(52) 총리, 정동영(51) 통일, 김근태(57) 보건복지장관 등 내각의 핵심포스트가 50대로 충원됨으로써 공직사회 및 정치권 전반에 급속한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노 대통령은 28, 29일 저녁 청와대에서 이 신임 총리와 두차례 만찬을 함께한데 이어 이날 오전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3개부처 장관 인선 문제를 협의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김선일씨 피살사건 의혹에 대한 감사원 조사 결과가 나오는 내달 10일 이후 정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일부 교체도 검토중이나 국면전환용 개각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예상치 못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개각 대상은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필
방송앵커 출신에서 중견 정치인으로 성장한 여권의 유력한 `잠룡(潛龍)'.

기자생활 때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를 출입처로 드나들다가 이번에 부처의 장관으로 `금의환향'했다.

지난 96년 총선에서 지역구(전주 덕진) 전국 최다득표로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한 이래 줄곧 정치권에 뿌리를 내린 채 대중적 인기를 자양분으로 해서 `성공시대'를 구가해 왔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창당한 국민회의에서 대변인을 지냈고, 국민회의를 계승한 민주당에서도 대변인과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완주, 당시 대선후보로 결정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 내각에서 `상하관계'로 호흡을 맞출 이해찬(李海瓚) 총리는 그의 정계입문을 도와준 대학 동기이자 친구이다.

총선 3개월전 우리당 의장을 맡아 원내 4분의 1 의석에도 못미치던 `초미니 여당'을 과반 1당으로 탈바꿈시키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했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상황 판단력과 적응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선시절부터 원고를 읽지 않고 대정부질문에 임할 정도로 암기력과 연설능력이 빼어나다.

성취욕이 유난히 강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지난 총선기간 `노인폄하' 발언으로 비례대표에 이어 의장직까지 포기하고 백의종군하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부인 민혜경씨와 2남. 아내가 다니던 대학 기숙사까지 찾아가 개나리 꽃다발을 내미는 구애작전 끝에 결혼에 골인, `개나리 아저씨'란 애칭을 얻었다.

▲전북 순창(51)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MBC 정치부.사회부 기자 ▲국민회의, 민주당 대변인 ▲민주당 최고위원 ▲16대 대선 국민참여운동본부장 ▲열린우리당 영입추진단장 ▲당의장/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