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의원들이 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최근 한국 정부가 「햇볕 정책」에 반대하는 언론인들에 대해 가하는 새로운 형태의 압력(A new form of subtle pressure)에 항의하고, 언론자유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서면으로 밝힐 것을 요구한 것으로 9일 밝혀졌다.

하원 의원들은 또 최근 김대중 정부가 「강한 정부(Strong Government)」를 표방한 것이 결국 2002년의 대선에 영향을 미쳐 집권연장을 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석명(釋明)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 3명은 지난 7일 공동으로 연서한 이 서한을 김대통령의 미국 도착 직후 워싱턴 소재 주미 한국 대사관에 접수시킨 것으로 확인했다. 이들 3명의 의원들은 캘리포니아주의 다나 로라바커(Dana Rohrabacher) 의원, 뉴저지주의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의원, 펜실베니아주의 커트 웰든(Curt Weldon) 의원들이다.

이 서한에서 의원들은 미 국무부가 지난 2월 말 한국내 언론제약 상황 등을 포함해 발표한 인권보고서를 인용, 언론기업에 대한 잠재적인 세무조사 위협 등을 통해 언론을 제약하려는 상황에 대해 한국정부에 유감을 표명했다. 서한은 또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반대하는 한국내 언론인과 지식인, 그리고 탈북자들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교묘한 압력이 가해지고 있음을 지적, 햇볕정책과 관련된 언론자유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이어 최근 한국정부가 대북정책을 가속화하기위해 「강한 정부」를 표방한 것은 궁극적으로 2002년의 대통령 선거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있다는 우려가 재미교포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 만약 어떤 경우라도 2002년의 대선 일정을 바꾸어 김대통령이 집권을 연장을 기도할 것인지에 대해 서면 해명을 요구했다.

한국정부 당국자는 지난 2월말 미국 국무부의 인권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이 행정부 차원이든 의회 차원이든 한국 정부에 언론제약 상황과 관련해 항의 메시지를 전달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워싱턴=姜孝祥특파원 hs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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