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각에서 시작된 제2차 북핵 실무그룹회의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먼저 북한이 폐기를 전제로 한 핵 동결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표와 일정, 그리고 폐기절차를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시작된 엿새 동안의 3차 6자회담 전 기간에 북-미 양국을 비롯한 6개국이 아무런 구체적이고 실질적 성과를 얻지 못한 채 논란만 벌이다가 회담을마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회담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와 오찬을 마친 뒤 보도자료를 내고 “각측이 핵폐기에 관한 기본입장, 동결 대 상응조치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이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며 “3차 본회담을 준비하는 그런 성격의 토의였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핵심쟁점을 둘러싼 이 같은 북-미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당초 예상과는 달리 23일을 ‘양자회담의 날’로 하자고 공식으로 제의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한국은 ‘핵폐기의 첫 단계로서 동결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을 북한을포함해 6개국이 지난 1차 회의에서 합의했던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그런 전제 위에서 핵동결의 세부적 계획과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또 북한이 ‘CVID’ 원칙을 수용하는 대신, 한.중.러 등 일부 참가국이 중유를 포함한 대북 에너지 및 경제 지원 방안을 제시했으며, 이에 일본측도 동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실무그룹회의에서 1차 회의에서 북한이 거론했던 핵 동결의 주요 요소인 ‘대상.검증.기간.시점’ 등에 관련해 주요 당사자인 북-미 양국을 포함해참가국들 사이에 과연 어느 정도까지 절충점이 찾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6개국 대표단은 1차 회의때와 마찬가지로 공식 개막식 없이 곧바로 전체회의를열어 특별한 의제나 순서 등을 정하지 않은 채 자유토론 형식의 논의에 들어갔으며,이어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 2시 30분 오후 전체회의를 속개했다.
한편 한.중 양국은 22일 2차 실무그룹회의를 모두 마친 뒤 오후 4시 30분 댜오위타이 12호각에서 양자접촉을 갖고 실무그룹회의 결과에 대한 평가와 함께, 3차 본회담 진행 및 의제, 그리고 북-미간 중재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베이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