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8일 국가미사일방어(NMD) 의 `국가(National)'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은 물론 우방들까지 포함하는 미사일방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조지 로버트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및 루돌프 샤핑 독일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더이상 `NMD'와 `전역미사일방어'(TMD)를 구별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National)가 무엇인지는 여러분이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미국은 매우 긴밀한 유대를 갖고 있는 친구와 동료들이 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미국과 동맹국사이에 '중대한 취약성의 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을 피하는 합리적 방식'으로 미사일방어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아주 솔직히 말해 이런 이유때문에 이같은 단어(국가, 전역)의 사용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이 NMD 실체의 변화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어의(語意)적 수정을 얘기한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가 미사일방어 계획에 관한 신정부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앞서 서유럽 국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NMD를 미국의 우방들에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으며, 럼즈펠드 장관도 NMD가 미국의 고립을 자초하고 대서양 양안간의 유대를 깨뜨릴 수 있다는 유럽 우방들의 우려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로버트슨 사무총장과 함께 가진 회견에서도 자신이 '대서양 양안 관계, 미국과 나토 동맹국간 관계의 중요성을 매우 깊이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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