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과 공세적인 외교활동을 펼친다고 해서 결코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강경입장을 완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의회조사국 래리 닉시 박사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소식이 전해진 것과관련,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북한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함으로써 6자회담에서 북한이 고립되는 상황을미연에 방지하려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입장을 완화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닉시 박사는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이 북한에 동정하는 분위기 조성을 차단하려는 듯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한 반발로 북한은 회담 참가국 정상들과 면담을 갖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정상외교를 통해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식량ㆍ에너지ㆍ경제보조금 등을 이끌어 내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에서 그가 러시아를 방문한다면경제적인 지원요청이 중요한 방문 목적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래리 M 워첼 소장도 RFA와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를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의 정상과 만난다고 해서 부시 행정부에 어떤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첼 소장은 부시 행정부에게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푸틴 대통령과 부산-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철도사업문제와 중유 등 에너지 지원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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