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7일 오전(현지시각) 회담에서 오간 대화 요지를 양측 발표 등을 토대로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 인사말

▲ 부시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김 대통령을 만나뵙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해 노력해 온 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 김 대통령께서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위해 한 노력과 비전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그와 같은 김 대통령의 노력을 계속 지원하겠다.

▲ 김 대통령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쁜 시기일 텐데도 불구하고 본인을 조기에 초청해 준 부시 대통령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대북정책

▲ 김 =이제까지 튼튼한 안보 속에서 남북이 서로 무력 침략하지 않고, 또 적화통일도 하지 않는다는 기본 전제 아래 화해·협력하자는 기조에서 포용정책을 추진해왔다. (그간의 남북관계 자세히 설명) 앞으로 긴장완화와 교류·협력의 두 축으로 갈 것이다.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로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가장 중시했다. 안보와 경제 등의 차원에서 그렇다.

▲ 부시 =그동안 김 대통령이 이룩한 남북관계 문제를 진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김 대통령의 주도적인 역할과 대북 포용정책을 미국 정부는 적극 지지한다.


◆ 대북 공조

▲ 김 =성공적인 대북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한·미 양국, 한·미·일 3국간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

▲ 부시 =3국간 공조가 중요하다. 계속 긴밀히 공조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 김 =미·북 관계와 남·북 관계를 상호 보완적으로 진전시키면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겠느냐.

▲ 부시 =북한이 부정적인 시그널만 보내지 말고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면 좋겠다. 적절한 때가 되면 북한과 대화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 협상할 때는 검증을 추구할 것이다.

▲ 김 =검증 문제에 대해서는 동감이다.


◆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인식

▲ 부시 =나는 북한이 세계에 각종 무기를 수출하고 있는 사실에 우려를 갖고 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수출은 중단돼야 하고, 북한이 중단하더라도 검증해야 한다. 나는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회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데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 북한의 군사위협, NMD문제

▲ 부시 =북한의 재래식 군사위협 문제가 빨리 해소돼야 한다.

▲ 김 =합의가 쉬운 긴장완화부터 시작해 군비감축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 두 정상 =탈냉전 시대의 새로운 안보환경 하에서 대량살상무기 등 새로운 위협에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이 문제를 추진함에 있어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하는 것이 좋겠다.


◆ 경제·통상 관계

▲ 김 =2월 말까지 금융·기업·노사·공공 등 4대 부문 개혁의 기본틀을 만들었고, 이제 민간과 시장에 의한 상시개혁 체제로 전환했다. 미국의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부시 =한국이 경제 구조조정 노력을 계속 잘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 (워싱턴=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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