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 공동선언 발표 4돌 기념 우리민족대회’ 개막식 및 식전 행사가 15일 남ㆍ북ㆍ해외동포 1천3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인천 문학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아침부터 땡볕이 내리 쬐는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북한가요 ‘반갑습니다’가흥겹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국통일’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면서 민족화합에 대한의지를 다졌다.

0... 우리민족대회 개막식 등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 100여명은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자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강렬한 햇볕과 경기장 잔디밭에서 올라오는 지열 속에서 1시간여 동안계속된 행사를 치른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나고 북측에서 가져 온 ’강서약수’가 배포되자 너도나도 사양하지 않고 병 채 들고 시원스레 마시며 더위를 식혔다.

0...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1천여석의 플라스틱 흰색 의자 가운데 상당수가 얼룩이 지거나 흙이 묻어 있어 북측 대표단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특히 단아한 한복을 입고 행사장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 여성들은 깨끗하지 못한의자 때문에 불편해 하는 표정이었다.

주최측은 결국 행사 말미에 방송을 통해 “세심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93년 북송된 리인모씨 외동딸 현옥(55)씨와 리씨의 남쪽 양아들 김상원(63)씨가 이날 아침 행사장 주변에서 ‘007 첩보작전’을 연상케하는 깜짝 상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두 사람은 전날 밤 환영 만찬이 열렸던 인천시청에서 버스 차창을 사이에두고 재회를 해 주변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참가자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했다.

아침 일찍부터 문학경기장 주변에서 동생을 기다렸던 김씨는 오전 9시40분께 북측 대표단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환영 인파와 보안 요원들을 용케 뚫고 현옥씨와 잠깐 악수를 나누었다는 것.
김씨는 “어렵게 동생의 손을 한번 잡아보았지만 행사 보안 요원들의 제지로 말한마디 건네보지도 못하고 헤어졌다”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김씨는 이날 저녁 남ㆍ북 예술단의 6ㆍ15 4돌 기념 축하공연이 예정된 문학경기장 야구장 주변에서도 현옥씨를 기다리면서 또한번 상봉을 고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막 행사에서는 기수단 소속으로 통일기를 들고 보조경기장에 입장한 박수련(22.여.중앙문화회관 소조원)씨가 수려한 외모 탓인지 취재진으로부터 집중적인 인터뷰 공세를 받았다.

땡볕에 얼굴이 붉게 달궈진 박씨는 “날씨가 덥지 않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더위도 동포들이 만나서 통일이 빨리 이뤄진다고 생각하니 시원하게 느껴진다”고 당찬목소리로 대답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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